‘관세 폭탄’ 맞은 동남아…“고래 싸움에 새우등”

입력 2025.04.19 (22:26) 수정 2025.04.19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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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은 동남아로 갑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발 이른바 관세 전쟁, 동남아 일부 국가들은 이른바 '관세 폭탄'을 맞았죠.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트남 등 일부 국가를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동남아 지역, 난감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상황 들어봅니다.

정윤섭 특파원, 이 관세 전쟁, 동남아 지역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기자]

네, 일단 동남아 주요국가들은 다른 서방국가들에 비해 중국에 우호적인 지역이지만, 이번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문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게, 어떻게든 관세를 낮추기 위해 미국과 적극 협상에 나선다는 입장이었거든요.

예를들어 태국은 당장 다음 주에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하는데, 이 자리에서 농산물과 에너지 수입을 늘리겠다는 약속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도 보복 관세 같은 강경 대응보다 최대한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를 낮추겠다는 입장이었고요.

이 관세 전쟁이 또 어느 방향으로 튈 지 모르지만, 동남아 주요국가들은 함께 대처하는 방안을 모색하면서도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까, 전전 긍긍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이후 협상 과정을 더 지켜봐야겠군요.

화제를 좀 바꿔서, 동남아에는 유명한 휴양지가 많은데, 오히려 관광객이 너무 많이 찾아와서 문제가 되는 곳들이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휴양지들은 물론 관광객이 많이 찾을 수록 좋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런데 많아도 너무 많다보니, 부작용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특히 태국 푸껫이 요즘 그렇다고 하는데, 어떤 상황인지, 현장에 가서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밀려드는 사람들, 쌓여가는 쓰레기…신음하는 푸껫▲

잔잔히 밀려오는 파도.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

어디든 자리를 펴고 누워 햇살을 즐기는 관광객들.

바닷물에 몸을 담그거나 백사장을 걷기만 해도, 여기 와 있는 것 자체로 휴식이 되는 태국 푸껫입니다.

[조이 테일러/호주 : "태국이 호주에서 가깝고 상대적으로 항공료도 저렴해서 왔어요. 좋은 음식들 먹으면서 푹 쉬려고요."]

[오스굴 보렉시/네덜란드 : "아름다운 자연과 해변, 모든 것이 멋있어요. 또 바닷가에 있는 야시장도 정말 좋습니다."]

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이 푸껫을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관광지로 꼽을 정돕니다.

지난해 이곳 푸껫을 찾은 관광객 수는 외국인과 태국인 모두 합쳐 3천5백만 명에 이릅니다.

1년 전보다 26% 넘게 증가한 수칩니다.

해가 진 이후, 푸껫 해변의 여유로움은 사라집니다.

시내로 향하는 도로, 해변의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안 그래도 좁은 길은 북새통입니다.

[찻차이 누쳇/푸껫 노점상 : "시내로 가려면 예전에는 30분이면 됐는데, 요즘은 이 언덕을 넘어가는 데만 1시간 넘게 걸려요."]

그리고 넘쳐나는 쓰레기.

해변과 상점마다 쓰레기가 가득 찬 봉투들이 쌓여 있습니다.

푸껫 주민들에게 요즘 가장 큰 골칫거리로, 현지 언론들이 잇따라 심각한 문제로 다룰 정돕니다.

[태국 타이 PBS 방송 : "푸껫은 관광 산업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최근 과도한 쓰레기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주민들은 시급한 해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수거된 쓰레기가 향하는 곳, 푸껫의 유일한 소각장입니다.

이 소각장의 하루 처리 용량은 약 7백 톤, 하지만 최근엔 하루 천 톤이 넘는 쓰레기가 밀려들고 있습니다.

[수파촉 라엉펫/태국 푸껫시 부시장 : "최근 푸껫의 쓰레기양이 급증한 게 사실입니다. 경제가 성장하고 관광업이 발전하면서 외국인들도 많이 오기 때문입니다."]

소각장이 감당하지 못하는 쓰레기는 바로 옆 매립장으로 향합니다.

산처럼 쌓여 있는 쓰레기 더미들, 쓰레기차가 쉴 새 없이 드나듭니다.

분류 작업은 따로 없습니다.

인근 주민들이 재활용품을 일일이 손으로 골라낼 뿐입니다.

[쓰레기 분류 작업자 : "플라스틱 같은 것들을 찾아서 내다 팔아요. 저기 가방에 모아뒀다가 나중에 팔아요."]

하지만 이 매립장도 이제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푸껫에는 이런 대규모 매립장이 모두 5곳이 있는데 이 가운데 3곳은 이미 쓰레기 가득 차서 더 이상 운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매립장에서 흘러나오는 침출수, 바다를 오염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인근 주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바싸나 투유/매립장 인근 주민 : "집 밖에 나갈 수가 없어요. 집 안에서도 냄새 때문에 마스크를 써야 해요."]

푸껫시는 5백 톤 용량의 소각장을 추가로 짓고 있고, 쓰레기 대책 관련 예산을 중앙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수파촉 라엉펫/태국 푸껫시 부시장 : "플라스틱병과 캔 등 재활용 쓰레기를 일반 쓰레기와 분리해서 배출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천국의 섬'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발리.

역시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쓰레기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주민은 물론 관광객까지 해변 청소에 나서지만 역부족.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 약 만 3천 원 정도인 이른바 관광세 인상과 호텔 등의 추가 건설 중단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방콕에서, 정윤섭입니다.

영상편집:오태규/촬영:KEMIN/통역:NICH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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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 폭탄’ 맞은 동남아…“고래 싸움에 새우등”
    • 입력 2025-04-19 22:26:29
    • 수정2025-04-19 22:33:08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다음은 동남아로 갑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발 이른바 관세 전쟁, 동남아 일부 국가들은 이른바 '관세 폭탄'을 맞았죠.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트남 등 일부 국가를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동남아 지역, 난감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상황 들어봅니다.

정윤섭 특파원, 이 관세 전쟁, 동남아 지역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기자]

네, 일단 동남아 주요국가들은 다른 서방국가들에 비해 중국에 우호적인 지역이지만, 이번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문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게, 어떻게든 관세를 낮추기 위해 미국과 적극 협상에 나선다는 입장이었거든요.

예를들어 태국은 당장 다음 주에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하는데, 이 자리에서 농산물과 에너지 수입을 늘리겠다는 약속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도 보복 관세 같은 강경 대응보다 최대한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를 낮추겠다는 입장이었고요.

이 관세 전쟁이 또 어느 방향으로 튈 지 모르지만, 동남아 주요국가들은 함께 대처하는 방안을 모색하면서도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까, 전전 긍긍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이후 협상 과정을 더 지켜봐야겠군요.

화제를 좀 바꿔서, 동남아에는 유명한 휴양지가 많은데, 오히려 관광객이 너무 많이 찾아와서 문제가 되는 곳들이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휴양지들은 물론 관광객이 많이 찾을 수록 좋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런데 많아도 너무 많다보니, 부작용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특히 태국 푸껫이 요즘 그렇다고 하는데, 어떤 상황인지, 현장에 가서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밀려드는 사람들, 쌓여가는 쓰레기…신음하는 푸껫▲

잔잔히 밀려오는 파도.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

어디든 자리를 펴고 누워 햇살을 즐기는 관광객들.

바닷물에 몸을 담그거나 백사장을 걷기만 해도, 여기 와 있는 것 자체로 휴식이 되는 태국 푸껫입니다.

[조이 테일러/호주 : "태국이 호주에서 가깝고 상대적으로 항공료도 저렴해서 왔어요. 좋은 음식들 먹으면서 푹 쉬려고요."]

[오스굴 보렉시/네덜란드 : "아름다운 자연과 해변, 모든 것이 멋있어요. 또 바닷가에 있는 야시장도 정말 좋습니다."]

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이 푸껫을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관광지로 꼽을 정돕니다.

지난해 이곳 푸껫을 찾은 관광객 수는 외국인과 태국인 모두 합쳐 3천5백만 명에 이릅니다.

1년 전보다 26% 넘게 증가한 수칩니다.

해가 진 이후, 푸껫 해변의 여유로움은 사라집니다.

시내로 향하는 도로, 해변의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안 그래도 좁은 길은 북새통입니다.

[찻차이 누쳇/푸껫 노점상 : "시내로 가려면 예전에는 30분이면 됐는데, 요즘은 이 언덕을 넘어가는 데만 1시간 넘게 걸려요."]

그리고 넘쳐나는 쓰레기.

해변과 상점마다 쓰레기가 가득 찬 봉투들이 쌓여 있습니다.

푸껫 주민들에게 요즘 가장 큰 골칫거리로, 현지 언론들이 잇따라 심각한 문제로 다룰 정돕니다.

[태국 타이 PBS 방송 : "푸껫은 관광 산업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최근 과도한 쓰레기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주민들은 시급한 해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수거된 쓰레기가 향하는 곳, 푸껫의 유일한 소각장입니다.

이 소각장의 하루 처리 용량은 약 7백 톤, 하지만 최근엔 하루 천 톤이 넘는 쓰레기가 밀려들고 있습니다.

[수파촉 라엉펫/태국 푸껫시 부시장 : "최근 푸껫의 쓰레기양이 급증한 게 사실입니다. 경제가 성장하고 관광업이 발전하면서 외국인들도 많이 오기 때문입니다."]

소각장이 감당하지 못하는 쓰레기는 바로 옆 매립장으로 향합니다.

산처럼 쌓여 있는 쓰레기 더미들, 쓰레기차가 쉴 새 없이 드나듭니다.

분류 작업은 따로 없습니다.

인근 주민들이 재활용품을 일일이 손으로 골라낼 뿐입니다.

[쓰레기 분류 작업자 : "플라스틱 같은 것들을 찾아서 내다 팔아요. 저기 가방에 모아뒀다가 나중에 팔아요."]

하지만 이 매립장도 이제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푸껫에는 이런 대규모 매립장이 모두 5곳이 있는데 이 가운데 3곳은 이미 쓰레기 가득 차서 더 이상 운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매립장에서 흘러나오는 침출수, 바다를 오염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인근 주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바싸나 투유/매립장 인근 주민 : "집 밖에 나갈 수가 없어요. 집 안에서도 냄새 때문에 마스크를 써야 해요."]

푸껫시는 5백 톤 용량의 소각장을 추가로 짓고 있고, 쓰레기 대책 관련 예산을 중앙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수파촉 라엉펫/태국 푸껫시 부시장 : "플라스틱병과 캔 등 재활용 쓰레기를 일반 쓰레기와 분리해서 배출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천국의 섬'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발리.

역시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쓰레기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주민은 물론 관광객까지 해변 청소에 나서지만 역부족.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 약 만 3천 원 정도인 이른바 관광세 인상과 호텔 등의 추가 건설 중단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방콕에서, 정윤섭입니다.

영상편집:오태규/촬영:KEMIN/통역:NICH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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