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인정 못 받는 ‘중증 천식’…“비싼 약값에 이중 고통”

입력 2025.06.11 (21:44) 수정 2025.06.1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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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호흡기 질환인 천식 중에서도 정도가 심한 중증 천식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환자들에겐 숨쉬기조차 힘든 공포지만, 난치성 질환을 인정 받지 못해 비싼 약값 부담에 환자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진선민 기잡니다.

[리포트]

10년 넘게 중증 천식을 앓고 있는 60대 여성.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 흡입제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렵습니다.

[최길자/중증 천식 환자 : "숨이 차니까 아예 못 움직여요. 대답도 못 해요. 그냥 고개만 끄덕끄덕. 그 순간에는 아무것도 안 떠올라요. '그냥 죽는구나'라는 것밖엔…"]

이 여성은 비교적 저렴한 스테로이드 약물을 주로 써오다가 신장이 망가지고 당뇨와 골다공증까지 생기는 부작용을 겪었습니다.

약효가 훨씬 뛰어나고 부작용은 거의 없는 신약은 1년 약값이 최소 5백만 원이 넘습니다.

가정 형편상 엄두를 낼 수 없습니다.

[최길자/중증 천식 환자 : "200만 원이니 100만 원이니 주사 한 대가. 그걸 맞으면 편한 거는 아는데 맞고 나면 한 달 생활이 안 되니까…"]

중증 천식은 산정 특례가 적용되는 '중증 난치질환'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례가 적용되면 약값의 10%만 환자 본인 부담이지만, 지금은 60%를 내야 합니다.

[손경희/경희의료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 "(신약을 쓸 때) 의학적 판단이 아니라 환자의 경제적 상황이 지금은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장성이 너무 낮고 환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져서 부작용이 높은 경구 스테로이드 제제에 몰리는 게 (문제입니다)."]

국내 중증 천식 환자는 2만여 명.

사망 위험은 일반인보다 2.3배 높습니다.

천식알레르기학회는 중증 천식의 중증도에 대해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난치성 질환으로 인정해달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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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치병 인정 못 받는 ‘중증 천식’…“비싼 약값에 이중 고통”
    • 입력 2025-06-11 21:44:49
    • 수정2025-06-11 22: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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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호흡기 질환인 천식 중에서도 정도가 심한 중증 천식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환자들에겐 숨쉬기조차 힘든 공포지만, 난치성 질환을 인정 받지 못해 비싼 약값 부담에 환자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진선민 기잡니다.

[리포트]

10년 넘게 중증 천식을 앓고 있는 60대 여성.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 흡입제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렵습니다.

[최길자/중증 천식 환자 : "숨이 차니까 아예 못 움직여요. 대답도 못 해요. 그냥 고개만 끄덕끄덕. 그 순간에는 아무것도 안 떠올라요. '그냥 죽는구나'라는 것밖엔…"]

이 여성은 비교적 저렴한 스테로이드 약물을 주로 써오다가 신장이 망가지고 당뇨와 골다공증까지 생기는 부작용을 겪었습니다.

약효가 훨씬 뛰어나고 부작용은 거의 없는 신약은 1년 약값이 최소 5백만 원이 넘습니다.

가정 형편상 엄두를 낼 수 없습니다.

[최길자/중증 천식 환자 : "200만 원이니 100만 원이니 주사 한 대가. 그걸 맞으면 편한 거는 아는데 맞고 나면 한 달 생활이 안 되니까…"]

중증 천식은 산정 특례가 적용되는 '중증 난치질환'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례가 적용되면 약값의 10%만 환자 본인 부담이지만, 지금은 60%를 내야 합니다.

[손경희/경희의료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 "(신약을 쓸 때) 의학적 판단이 아니라 환자의 경제적 상황이 지금은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장성이 너무 낮고 환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져서 부작용이 높은 경구 스테로이드 제제에 몰리는 게 (문제입니다)."]

국내 중증 천식 환자는 2만여 명.

사망 위험은 일반인보다 2.3배 높습니다.

천식알레르기학회는 중증 천식의 중증도에 대해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난치성 질환으로 인정해달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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