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A 신약 대신 미용 사업…검증 없는 ‘뒷문’ 상장

입력 2025.06.25 (06:39) 수정 2025.06.25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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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가는 뜨겁지만, 여전히 고질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 얘긴데요.

기술력만 보고 상장을 허용해 주는 방식입니다.

KBS가 전수 분석해보니, 이 제도를 악용한 부실기업도 적지 않았습니다.

투자자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기술특례의 일종인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 셀리버리.

파킨슨병 치료제 상용화를 앞세웠습니다.

[조○○/셀리버리 대표/2021년/음성변조 :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같은 것은 치료 불가능한 것인가?"]

코스닥 상장 이후 매출은 급락합니다.

반토막, 또 반토막.

상장 3년 차 7억 원까지 줍니다.

연 매출 30억이 안되면 관리종목 대상이지만, 기술특례란 이유로 5년 유예됐습니다.

그러나 신약 계획 허위 공시, 이로 인한 대표 구속 기소, 결국 상장폐지 확정.

5만여 명의 투자금 1조 원이 사라졌습니다.

[최강혁/셀리버리 주주 : "천만 원 정도 시작하면서 점점 불려 갔습니다. 저한테는 그래도 거의 전 재산이라고…."]

지난해 매출 천억 원을 넘긴 기술특례상장사는 260곳 중 12곳, 4% 정도였습니다.

반면, 각종 부실이 쌓여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비율은 20%를 넘었습니다.

[홍보영상 : "저희는 혁신적인 RNA 기반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맞춰 연구하고 있습니다."]

RNA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며 2019년 기술특례상장한 기업이 있는데요.

상장 이후 사업 이력을 추적해 봤습니다.

미용기기, 부동산 임대업 반려동물 용품까지 특례 기술과는 거리가 먼 엉뚱한 사업까지 손을 댔습니다.

[기술특례 상장사 관계자/음성변조 : "그런 식으로 장에 들어가고자 하는 욕망이 큰 스타트업들이 굉장히 많아요."]

특례받은 기술의 진행 상황에 대한 검증도 전무합니다.

심사만 통과하면 무풍지대인 셈입니다.

[박주근/리더스인덱스 대표 : "기술 상장 기업을 평가할 때 평가 방법에 대해서 좀 더 치밀해야 합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88곳 중 42곳이 기술특례상장이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고영민 허수곤/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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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NA 신약 대신 미용 사업…검증 없는 ‘뒷문’ 상장
    • 입력 2025-06-25 06:39:11
    • 수정2025-06-25 07:55:12
    뉴스광장 1부
[앵커]

주가는 뜨겁지만, 여전히 고질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 얘긴데요.

기술력만 보고 상장을 허용해 주는 방식입니다.

KBS가 전수 분석해보니, 이 제도를 악용한 부실기업도 적지 않았습니다.

투자자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기술특례의 일종인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 셀리버리.

파킨슨병 치료제 상용화를 앞세웠습니다.

[조○○/셀리버리 대표/2021년/음성변조 :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같은 것은 치료 불가능한 것인가?"]

코스닥 상장 이후 매출은 급락합니다.

반토막, 또 반토막.

상장 3년 차 7억 원까지 줍니다.

연 매출 30억이 안되면 관리종목 대상이지만, 기술특례란 이유로 5년 유예됐습니다.

그러나 신약 계획 허위 공시, 이로 인한 대표 구속 기소, 결국 상장폐지 확정.

5만여 명의 투자금 1조 원이 사라졌습니다.

[최강혁/셀리버리 주주 : "천만 원 정도 시작하면서 점점 불려 갔습니다. 저한테는 그래도 거의 전 재산이라고…."]

지난해 매출 천억 원을 넘긴 기술특례상장사는 260곳 중 12곳, 4% 정도였습니다.

반면, 각종 부실이 쌓여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비율은 20%를 넘었습니다.

[홍보영상 : "저희는 혁신적인 RNA 기반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맞춰 연구하고 있습니다."]

RNA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며 2019년 기술특례상장한 기업이 있는데요.

상장 이후 사업 이력을 추적해 봤습니다.

미용기기, 부동산 임대업 반려동물 용품까지 특례 기술과는 거리가 먼 엉뚱한 사업까지 손을 댔습니다.

[기술특례 상장사 관계자/음성변조 : "그런 식으로 장에 들어가고자 하는 욕망이 큰 스타트업들이 굉장히 많아요."]

특례받은 기술의 진행 상황에 대한 검증도 전무합니다.

심사만 통과하면 무풍지대인 셈입니다.

[박주근/리더스인덱스 대표 : "기술 상장 기업을 평가할 때 평가 방법에 대해서 좀 더 치밀해야 합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88곳 중 42곳이 기술특례상장이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고영민 허수곤/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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