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힘든데”…전통시장 ‘시름’

입력 2025.06.25 (19:39) 수정 2025.06.25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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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년보다 일찍 시작된 장마에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른바 장마 특수를 노리는 마케팅 전략을 앞다퉈 내놓고 있죠.

하지만 전통시장 상인들은 때 이른 6월 더위와 장마로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여름나기가 쉽지 않은 전통시장 상인들을 백미선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26년째 한자리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김옥자씨.

가게 문을 연 지 세 시간 반이 훌쩍 지났지만 마수걸이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김옥자/말바우시장 상인 : "이런 시간에 제가 이런 인터뷰 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빴거든요. 지금 시간상… . 아침에 와서 손님 이 시간까지 하나도 못 받았어요, 지금."]

1년 중 가장 바쁠 시기인 마늘 판매상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잘 말린 햇마늘대가 습기를 머금어 구부러져가는데 손님 발길은 뚝 끊겼습니다.

[안재임/말바우시장 상인 : "잎사귀가 떨어져버리면 국산, 중국산인지 우리 엄마(손님)들이 몰라, 잎사귀가 썩어버리면 안 가져가. 이것만 싱싱해도 괜찮은데 안 가져가니까 우리도 머리 아프지, 이렇게 비 오면."]

나이 든 단골손님 장사로 버틴지 이미 오래, 때 이른 장마 소식에 올해 여름 나기가 유난히 걱정스럽습니다.

[정경숙/말바우시장 상인 : "비 오면 말 그대로 갈 길 바빠요. 어제 같은 경우도 장날이었는데 다른 (장날) 때 매출보다 절반 정도밖에 안 됐거든요."]

광주전남 최대 규모로 매일 장이 열리는 양동 시장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매출이 급감하는 여름철, 그중에서도 가장 힘든 건 생선을 파는 수산물 가게입니다.

최근 장마로 2주 연속 주말에 비가 내리면서 속앓이를 했습니다.

[양봉희/양동시장 상인 : "지금은 젊은 사람도 주말에는 많이 오거든요. 그렇지만 나이 드신 분들은 비 온다, 날씨가 궂다, 그러면 거의 출입을 안 하셔요."]

5년 전 5백 밀리미터에 가까운 국지성 집중호우로 광주천 범람을 겪었던 터라 올여름 많은 비 예보에 침수 피해도 걱정입니다.

[양치영/양동시장 상인 : "광주공원 있는 데서부터 양동복개상가 밑에까지만 이라도 준설을 하면 조금이라도 집중호우 때 대비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현대화 사업 등 각종 노력에도 여름철 호우와 더위에 전통시장의 침체가 해마다 반복되면서 상인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미선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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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 그래도 힘든데”…전통시장 ‘시름’
    • 입력 2025-06-25 19:39:43
    • 수정2025-06-25 20:58:57
    뉴스7(광주)
[앵커]

평년보다 일찍 시작된 장마에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른바 장마 특수를 노리는 마케팅 전략을 앞다퉈 내놓고 있죠.

하지만 전통시장 상인들은 때 이른 6월 더위와 장마로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여름나기가 쉽지 않은 전통시장 상인들을 백미선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26년째 한자리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김옥자씨.

가게 문을 연 지 세 시간 반이 훌쩍 지났지만 마수걸이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김옥자/말바우시장 상인 : "이런 시간에 제가 이런 인터뷰 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빴거든요. 지금 시간상… . 아침에 와서 손님 이 시간까지 하나도 못 받았어요, 지금."]

1년 중 가장 바쁠 시기인 마늘 판매상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잘 말린 햇마늘대가 습기를 머금어 구부러져가는데 손님 발길은 뚝 끊겼습니다.

[안재임/말바우시장 상인 : "잎사귀가 떨어져버리면 국산, 중국산인지 우리 엄마(손님)들이 몰라, 잎사귀가 썩어버리면 안 가져가. 이것만 싱싱해도 괜찮은데 안 가져가니까 우리도 머리 아프지, 이렇게 비 오면."]

나이 든 단골손님 장사로 버틴지 이미 오래, 때 이른 장마 소식에 올해 여름 나기가 유난히 걱정스럽습니다.

[정경숙/말바우시장 상인 : "비 오면 말 그대로 갈 길 바빠요. 어제 같은 경우도 장날이었는데 다른 (장날) 때 매출보다 절반 정도밖에 안 됐거든요."]

광주전남 최대 규모로 매일 장이 열리는 양동 시장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매출이 급감하는 여름철, 그중에서도 가장 힘든 건 생선을 파는 수산물 가게입니다.

최근 장마로 2주 연속 주말에 비가 내리면서 속앓이를 했습니다.

[양봉희/양동시장 상인 : "지금은 젊은 사람도 주말에는 많이 오거든요. 그렇지만 나이 드신 분들은 비 온다, 날씨가 궂다, 그러면 거의 출입을 안 하셔요."]

5년 전 5백 밀리미터에 가까운 국지성 집중호우로 광주천 범람을 겪었던 터라 올여름 많은 비 예보에 침수 피해도 걱정입니다.

[양치영/양동시장 상인 : "광주공원 있는 데서부터 양동복개상가 밑에까지만 이라도 준설을 하면 조금이라도 집중호우 때 대비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현대화 사업 등 각종 노력에도 여름철 호우와 더위에 전통시장의 침체가 해마다 반복되면서 상인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미선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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