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 “尹, 수사 못받을 정도로 건강 악화되지 않아”

윤석열 전 대통령이 건강 문제로 특검 소환조사에 불응한 가운데, 서울구치소 측이 "수사를 못 할 정도로 크게 건강이 악화하지 않은 거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구치소 관계자는 오늘(31일) 경기 의왕시 구치소 경내에서 민주당 '3대 특검 종합 대응 특별위원회' 의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건강 관련 진술을 볼 때, 주관적인 것을 알 수는 없지만 경험으로 봤을 때 조사를 받거나 재판에 가는 데에 큰 문제점은 없어 보이긴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현우 서울구치소장은 "수감자 건강에 문제가 없는데 왜 강제 인치에 소극적이냐"는 의원들 질문에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인치를 안 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김 소장은 "규정상 안전이나 질서 유지, 수용자 자해 방지 등 사고에 대응할 때만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전례를 보고 수 차례 (윤 전 대통령을) 설득했지만, 본인이 거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의원들은 김 소장이 수원구치소장 재임 당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장소 변경 접견을 불허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과 장소 변경 접견을 허용했다며, 회의 기록 열람을 요구했습니다.

구치소 청문과장은 "전직 대통령 신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결정했다"고 답했습니다.

구치소 측은 윤 전 대통령이 포함 약 6.7㎡(2.03평) 크기의 일반 수용동 독실에서 생활 중이고, 식사와 운동도 다른 수용자와 거의 같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의원들은 서울구치소 내부를 비공개로 둘러본 이후 특혜 수감이 확인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공간 좌우의 독방은 경호를 이유로 비어 있고, 변호인 접견도 방문 수사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기존) 변호인 접견 장소보다 더 넓고 쾌적한 공간이었다"며 "구치소는 경호 목적이라고 하지만, 특혜라고 확인된다"고 말했습니다.

현장에 동행한 장경태 의원은 "변호인 접견, 특별 접견, 접견 시간 및 인원 등을 검토했다"며 "내용을 정리한 이후 조만간 확인된 의혹들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특검 관련 제보센터장을 맡은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진실의 조각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숨죽이고 말하지 못했던 많은 공무원이 용기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김현우 구치소장은 의원들에게 보안 등을 이유로 비공개로 면담하자고 했지만, 의원들은 보안 문제가 없는 내용은 취재진 앞에서 말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민주당은 어제 "정당한 특검 수사에 대해 정치 탄압이라는 명분으로 방해하는 내란 세력들에 특위가 앞장서서 대응하겠다"며 특검 수사를 지원하는 '3대 특검 종합 대응 특별위원회'를 출범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