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대·남성·단순노무자, 폭염에 가장 취약 [건강하십니까]

입력 2025.08.09 (21:18) 수정 2025.08.0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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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 여름 찌는 듯한 더위의 기억은 어느 해보다 강렬하게 남을 듯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자연 현상이라고 하지만 그 결과는 때론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숨쉬기 조차 힘든 날씨에 생존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 실외 노동자들이 그 중 하납니다.

폭염이 힘겹지 않은 사람 어디있겠습니까만 올 여름 누가 가장 힘들었을까요 숫자로 보여드립니다.

유광석 기잡니다.

[리포트]

폭염경보가 내려진 날, 공사현장.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무거운 자재를 나르고 강도 높은 노동을 반복하는 작업자들에겐 더욱 고역입니다.

[김일두/55세 : "특히 이런 시멘트 바닥 위에서 열기가 올라오잖아요. 땀도 많이 난 상태에서 뜨거운 열기가 올라오니까 숨쉬기 힘들 때도 있고요."]

119구급대가 야외에서 쓰러진 70대 남성을 급히 응급실로 이송합니다.

환자 체온은 39.9도에 의식이 혼미하고 경련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양혁준/가천대길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 : "체온 조절이 안 되면서 한 40도까지 올라가는 열사병인 경우에는 거의 의식이 없고요. 혼수 상태에서 경련을 일으키고 맥박도 빨라지고 피부 색깔도 붉게 변하면서…."]

지난해 전국의 병원 응급실 500여 곳을 찾은 폭염 온열질환자 수는 3천 7백여 명, 남성이 2천 9백여 명으로 여성의 3.7배였습니다.

지난 14년간 계속해서 남성 환자 수가 여성보다 많았는데, 폭염일수가 많은 해일수록 전체 온열질환자도 증가했습니다.

장소별로는 남성은 실외작업장, 논밭, 실내작업장 순으로 많았고, 여성은 논밭, 길가, 집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함승헌/가천대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실외 작업을 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직사광선을 맞는다든지 또 그늘이 부족하다든지 또 물을 주기적으로 마실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금 더 취약하다고 볼 수가 있겠고요."]

연령별로는 50대가 19.3%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18.3%로 그다음이었습니다.

은퇴나 조기 퇴직 연령대가 온열질환의 취약 집단으로 떠오른 건데, 경제 상황과도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은 직업군은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단순노무종사자.

단순노무직 온열질환자 중 가장 많은 연령대가 50대로 25.6%였고, 60대도 18.5%나 됐습니다.

[조동근/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 "(은퇴 이후) 소득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요. 공적 연금에서 그거를 뒷바라지하는 것도 제한되니까 자기가 벌어야 돼요. 경력 단절이 되셨겠고 사실 그분들은 단순한 반복 노동을 하시는 데 특화돼 있어요."]

50~60대, 남성, 실외 단순노무종사자.

폭염 취약 계층에 대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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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60대·남성·단순노무자, 폭염에 가장 취약 [건강하십니까]
    • 입력 2025-08-09 21:18:02
    • 수정2025-08-09 21: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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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 여름 찌는 듯한 더위의 기억은 어느 해보다 강렬하게 남을 듯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자연 현상이라고 하지만 그 결과는 때론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숨쉬기 조차 힘든 날씨에 생존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 실외 노동자들이 그 중 하납니다.

폭염이 힘겹지 않은 사람 어디있겠습니까만 올 여름 누가 가장 힘들었을까요 숫자로 보여드립니다.

유광석 기잡니다.

[리포트]

폭염경보가 내려진 날, 공사현장.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무거운 자재를 나르고 강도 높은 노동을 반복하는 작업자들에겐 더욱 고역입니다.

[김일두/55세 : "특히 이런 시멘트 바닥 위에서 열기가 올라오잖아요. 땀도 많이 난 상태에서 뜨거운 열기가 올라오니까 숨쉬기 힘들 때도 있고요."]

119구급대가 야외에서 쓰러진 70대 남성을 급히 응급실로 이송합니다.

환자 체온은 39.9도에 의식이 혼미하고 경련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양혁준/가천대길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 : "체온 조절이 안 되면서 한 40도까지 올라가는 열사병인 경우에는 거의 의식이 없고요. 혼수 상태에서 경련을 일으키고 맥박도 빨라지고 피부 색깔도 붉게 변하면서…."]

지난해 전국의 병원 응급실 500여 곳을 찾은 폭염 온열질환자 수는 3천 7백여 명, 남성이 2천 9백여 명으로 여성의 3.7배였습니다.

지난 14년간 계속해서 남성 환자 수가 여성보다 많았는데, 폭염일수가 많은 해일수록 전체 온열질환자도 증가했습니다.

장소별로는 남성은 실외작업장, 논밭, 실내작업장 순으로 많았고, 여성은 논밭, 길가, 집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함승헌/가천대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실외 작업을 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직사광선을 맞는다든지 또 그늘이 부족하다든지 또 물을 주기적으로 마실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금 더 취약하다고 볼 수가 있겠고요."]

연령별로는 50대가 19.3%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18.3%로 그다음이었습니다.

은퇴나 조기 퇴직 연령대가 온열질환의 취약 집단으로 떠오른 건데, 경제 상황과도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은 직업군은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단순노무종사자.

단순노무직 온열질환자 중 가장 많은 연령대가 50대로 25.6%였고, 60대도 18.5%나 됐습니다.

[조동근/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 "(은퇴 이후) 소득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요. 공적 연금에서 그거를 뒷바라지하는 것도 제한되니까 자기가 벌어야 돼요. 경력 단절이 되셨겠고 사실 그분들은 단순한 반복 노동을 하시는 데 특화돼 있어요."]

50~60대, 남성, 실외 단순노무종사자.

폭염 취약 계층에 대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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