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둥산이 된 제주 오름…축구장 절반 넘게 ‘싹둑’

입력 2025.05.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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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에 있는 넉시오름. 제주 도내 368개 오름 중 한 곳이다. (사진=제주자치경찰단 제공)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에 있는 넉시오름. 제주 도내 368개 오름 중 한 곳이다. (사진=제주자치경찰단 제공)

제주도 동남쪽에 있는 한 오름. 소가 넋을 놓고 드러누운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지역 명소 '넉시오름'입니다. 그런데 오름 일부가 민둥산으로 변했습니다.

토지주인 60대 남성 A 씨가 지난 1월부터 허가를 받지 않고 굴착기로 나무를 파헤치고 베어낸 겁니다.

전체 임야 면적 1만 7,222㎡ 가운데 무려 4,227㎡를 훼손했습니다. 축구장 절반이 넘는 면적입니다.

훼손된 넉시오름 나무들 (사진=제주자치경찰단 제공)훼손된 넉시오름 나무들 (사진=제주자치경찰단 제공)

현장엔 두 동강 난 나무들이 곳곳에 널브러졌고, 흙과 돌을 파내 석축을 쌓던 흔적도 발견됐습니다.

특히 A 씨는 제주자치경찰단의 수사가 이뤄지는 중에도 최대 3m 높이의 석축을 70m 넘게 쌓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과 행정당국이 추산한 넉시오름 일대 복구비는 1억 3,000만 원에 이릅니다.

훼손된 넉시오름 일대 (사진=제주자치경찰단 제공)훼손된 넉시오름 일대 (사진=제주자치경찰단 제공)

이 일대에서 나무를 무단 벌채한 50대 토지주 B 씨도 추가로 적발됐습니다.

B 씨는 조상의 무덤을 관리한다는 이유로 인근에 있는 생달나무와 삼나무 등 19그루를 전기톱을 이용해 무단으로 자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허가 없이 산지를 훼손한 A 씨를 산지관리법 위반으로, 무단벌채를 일삼은 B 씨를 산림자원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각각 검찰에 넘겼습니다.

허가 없이 산지를 무단 전용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무단 벌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됩니다.

최근 5년간 제주자치경찰단에 적발된 제주 산림 훼손 사건최근 5년간 제주자치경찰단에 적발된 제주 산림 훼손 사건

제주자치경찰단에 따르면 이처럼 최근 5년간 적발된 제주 산림 훼손 사건은 400건에 이릅니다.

피해 면적은 81만 8,000㎡. 축구장 100개가 넘는 면적입니다.

강수천 자치경찰단 서귀포지역경찰대장은 "제주가 세계적 관광지로 발돋움하려면 오름 같은 천혜의 자연환경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관련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산림훼손을 사전 예방하고, 불법행위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하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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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7 11: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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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에 있는 넉시오름. 제주 도내 368개 오름 중 한 곳이다. (사진=제주자치경찰단 제공)
제주도 동남쪽에 있는 한 오름. 소가 넋을 놓고 드러누운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지역 명소 '넉시오름'입니다. 그런데 오름 일부가 민둥산으로 변했습니다.

토지주인 60대 남성 A 씨가 지난 1월부터 허가를 받지 않고 굴착기로 나무를 파헤치고 베어낸 겁니다.

전체 임야 면적 1만 7,222㎡ 가운데 무려 4,227㎡를 훼손했습니다. 축구장 절반이 넘는 면적입니다.

훼손된 넉시오름 나무들 (사진=제주자치경찰단 제공)
현장엔 두 동강 난 나무들이 곳곳에 널브러졌고, 흙과 돌을 파내 석축을 쌓던 흔적도 발견됐습니다.

특히 A 씨는 제주자치경찰단의 수사가 이뤄지는 중에도 최대 3m 높이의 석축을 70m 넘게 쌓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과 행정당국이 추산한 넉시오름 일대 복구비는 1억 3,000만 원에 이릅니다.

훼손된 넉시오름 일대 (사진=제주자치경찰단 제공)
이 일대에서 나무를 무단 벌채한 50대 토지주 B 씨도 추가로 적발됐습니다.

B 씨는 조상의 무덤을 관리한다는 이유로 인근에 있는 생달나무와 삼나무 등 19그루를 전기톱을 이용해 무단으로 자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허가 없이 산지를 훼손한 A 씨를 산지관리법 위반으로, 무단벌채를 일삼은 B 씨를 산림자원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각각 검찰에 넘겼습니다.

허가 없이 산지를 무단 전용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무단 벌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됩니다.

최근 5년간 제주자치경찰단에 적발된 제주 산림 훼손 사건
제주자치경찰단에 따르면 이처럼 최근 5년간 적발된 제주 산림 훼손 사건은 400건에 이릅니다.

피해 면적은 81만 8,000㎡. 축구장 100개가 넘는 면적입니다.

강수천 자치경찰단 서귀포지역경찰대장은 "제주가 세계적 관광지로 발돋움하려면 오름 같은 천혜의 자연환경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관련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산림훼손을 사전 예방하고, 불법행위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하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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