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동남쪽에 있는 한 오름. 소가 넋을 놓고 드러누운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지역 명소 '넉시오름'입니다. 그런데 오름 일부가 민둥산으로 변했습니다.
토지주인 60대 남성 A 씨가 지난 1월부터 허가를 받지 않고 굴착기로 나무를 파헤치고 베어낸 겁니다.
전체 임야 면적 1만 7,222㎡ 가운데 무려 4,227㎡를 훼손했습니다. 축구장 절반이 넘는 면적입니다.

현장엔 두 동강 난 나무들이 곳곳에 널브러졌고, 흙과 돌을 파내 석축을 쌓던 흔적도 발견됐습니다.
특히 A 씨는 제주자치경찰단의 수사가 이뤄지는 중에도 최대 3m 높이의 석축을 70m 넘게 쌓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과 행정당국이 추산한 넉시오름 일대 복구비는 1억 3,000만 원에 이릅니다.

이 일대에서 나무를 무단 벌채한 50대 토지주 B 씨도 추가로 적발됐습니다.
B 씨는 조상의 무덤을 관리한다는 이유로 인근에 있는 생달나무와 삼나무 등 19그루를 전기톱을 이용해 무단으로 자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허가 없이 산지를 훼손한 A 씨를 산지관리법 위반으로, 무단벌채를 일삼은 B 씨를 산림자원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각각 검찰에 넘겼습니다.
허가 없이 산지를 무단 전용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무단 벌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됩니다.

제주자치경찰단에 따르면 이처럼 최근 5년간 적발된 제주 산림 훼손 사건은 400건에 이릅니다.
피해 면적은 81만 8,000㎡. 축구장 100개가 넘는 면적입니다.
강수천 자치경찰단 서귀포지역경찰대장은 "제주가 세계적 관광지로 발돋움하려면 오름 같은 천혜의 자연환경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관련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산림훼손을 사전 예방하고, 불법행위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하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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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둥산이 된 제주 오름…축구장 절반 넘게 ‘싹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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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5-27 11:27:03

제주도 동남쪽에 있는 한 오름. 소가 넋을 놓고 드러누운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지역 명소 '넉시오름'입니다. 그런데 오름 일부가 민둥산으로 변했습니다.
토지주인 60대 남성 A 씨가 지난 1월부터 허가를 받지 않고 굴착기로 나무를 파헤치고 베어낸 겁니다.
전체 임야 면적 1만 7,222㎡ 가운데 무려 4,227㎡를 훼손했습니다. 축구장 절반이 넘는 면적입니다.

현장엔 두 동강 난 나무들이 곳곳에 널브러졌고, 흙과 돌을 파내 석축을 쌓던 흔적도 발견됐습니다.
특히 A 씨는 제주자치경찰단의 수사가 이뤄지는 중에도 최대 3m 높이의 석축을 70m 넘게 쌓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과 행정당국이 추산한 넉시오름 일대 복구비는 1억 3,000만 원에 이릅니다.

이 일대에서 나무를 무단 벌채한 50대 토지주 B 씨도 추가로 적발됐습니다.
B 씨는 조상의 무덤을 관리한다는 이유로 인근에 있는 생달나무와 삼나무 등 19그루를 전기톱을 이용해 무단으로 자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허가 없이 산지를 훼손한 A 씨를 산지관리법 위반으로, 무단벌채를 일삼은 B 씨를 산림자원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각각 검찰에 넘겼습니다.
허가 없이 산지를 무단 전용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무단 벌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됩니다.

제주자치경찰단에 따르면 이처럼 최근 5년간 적발된 제주 산림 훼손 사건은 400건에 이릅니다.
피해 면적은 81만 8,000㎡. 축구장 100개가 넘는 면적입니다.
강수천 자치경찰단 서귀포지역경찰대장은 "제주가 세계적 관광지로 발돋움하려면 오름 같은 천혜의 자연환경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관련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산림훼손을 사전 예방하고, 불법행위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하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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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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