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교국’ 쿠바서 첫 재외선거…“감격해 손 떨려”

지난해 2월 한국과 외교관계를 맺은 쿠바에서 현지시간 22일 첫 재외선거가 시작됐습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6월 3일)에 따른 쿠바 재외선거 투표소는 지난 1월 문을 연 아바나 소재 한국대사관에 마련됐습니다.

등록 유권자는 29명으로 작은 규모이지만,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이 발걸음 했다고 대사관 측은 전했습니다.

첫 투표자는 아바나에서 500㎞ 넘게 떨어진 카마궤이에 거주하는 임선곤씨였습니다.

임씨는 투표를 위해 전날 버스를 타고 10시간가량 이동해 이날 새벽 아바나에 도착했는데, 투표소에 들어가기 전부터 대사관 앞에 걸린 태극기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습니다.

임씨는 "아바나까지 올 일도 별로 없었다"면서 "쿠바에서 재외 선거로 투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그 전엔 상상도 못했다. 너무 기쁘고 지금도 꿈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인 출신 쿠바 1호 영주권자인 정호현 한글학교·아바나 세종학당 교장도 "내가 한국인"이라는 점을 새삼 느끼며 감격했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정 교장은 "쿠바에서 시행하는 첫 재외선거 투표여서인지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며 "기표를 잘못해서 무효표가 될까 봐 조심스럽게 기표했다"고 말했습니다.

주쿠바대사관은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해 재외선거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쿠바에 있는 유권자들의 권리 행사에 불편함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호열 주쿠바 대사는 "쿠바 각지에 계신 우리 국민께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게 돼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차질 없는 투표를 위해 빈틈없이 챙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재외선거 투표지는 외교행낭을 통해 국내로 회송합니다.

국회 교섭단체 구성 정당에서 추천한 참관인 입회 속에 등기우편으로 관할 선거관리위원회로 보낸 뒤 국내 투표지와 함께 개표됩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주쿠바 한국대사관 제공]